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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여행에서 마주한 채움과 비움

2023-09-03

박지은 개인전 ‘숨’ 16일까지먹 흔적 위 세밀한 도시 야경여행이 주는 위로·명상 전달< A little talk-Seoul_162.2.3x112.1cm_Chinese ink, acrylic and gold leaf on korean paper_2023 >먹이 지나간 자리에 도시를 그리다.박지은 개인전 ‘숨’에서는 한지 위를 지나간 거칠고 강력한 먹의 흔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뒤따라 먹이 지나간 자리에서 도시의 야경을 발견한다. 부산, 서울, 로마, 상하이, 파리 등 도시의 세밀한 밤 풍경이다.먹은 어떤 때는 과감하게 흩뿌려진 모습으로, 어떤 때는 빠르게 획을 그은 모습으로, 어떤 때는 가만히 종이 위에 내린 모습으로 다양한 흔적을 보여준다. 박 작가는 한지 위에 먹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화면을 파괴하고, 균형을 찾으려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먹의 흔적 안에 자신을 스쳐 지나간 여행지의 전경 등을 풀어냈다. 야경 속 건축물의 세밀한 묘사는 먹의 느낌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또 화면의 남은 부분에서는 여백의 미도 살아난다.박 작가는 빠르게 지나가는 현대 사회의 속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시 떠났던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작품에 담았다. 가득 차오르다가도 텅 비고, 쓸쓸하면서도 황홀한. 여행지에서 느끼는 상반되는 감정을 통해 균형과 위안을 찾는 마음을 표현했다. 한지에 먹, 아크릴, 금박 등 동양화와 서양화의 재료를 같이 사용해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성을 담아냈다.여행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채우는 과정과 낯선 곳에서 기존의 자신을 비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박 작가에게 여행은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는 명상과도 같은 여정이다.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는 살아가며 좋아하는 도시가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한다. 먹을 이용해 그 도시들의 밤 풍경을 표현하는 것은 고요하면서 빛나는 모습에서 어떤 위안을 얻었기 때문이다.박지은 작가의 ‘숨’전은 오는 1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센텀중앙로 55 경남정보대·동서대 센텀산학캠퍼스 지하 1층)에서 열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뉴스핌] 판화로 기록한 일상...서예지 판화전 '하루 수집'

2022-09-28

10월 1일까지 종로 백석동 아트소향 서울 팝업 전시장아트소향은 2022년 9월 22일(목) 부터 10월 1일(토)까지 세번째 서울 팝업 전시로 서예지(b.1995~) 작가의 <하루 수집>전을 서울 팝업 전시장(종로구 백석동 1가 45)에서 개최한다.서예지 작가는 주변 사람들과 맺은 복잡하고도 다양한 상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남겨진 자신만의 공간에서 그림 일기를 쓰듯이 하루하루를 그려낸다. 이번 전시는 표제작인 'Sweet life' 연작을 포함해 46점의 신작을 만나 볼 수 있다.하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서예지 작가는 일상의 소소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크고 작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하루의 절반 이상을 타인과 함께 생활하며, 온전한 자신이 아닌 표면적인 '나'로서 일상생활하고 있다.끊임없는 경쟁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에서의 심리적 노력에서 오는 불편함 대신 타인에게서 벗어나 편안함과 위로를 얻는 것이다. 작가는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본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개인 공간에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다. 책상에 위에 놓인 노트북과 펼쳐진 공책, 마시던 커피 한 잔과 사탕들 그리고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고이 접은 종이학들이 작가의 고유의 모습을 나타내는 매개체로 활용하여 작품 속에 나타낸다.작품에 인형들이 자주 나타나는데, 그중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핑크색 곰돌이 인형이 눈에 띈다. 인형의 이름은 'Ego(에고)'이며 작가의 애착 인형이다. 이것은 작가 본인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음과 동시에 어느덧 사회인이 되어 성숙한 어른의 삶을 살아가는 본인에게 생각만 해도 든든하게 힘이 되어 주는 동반자와 같은 존재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든 크고 작은 상황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에고'와 그 친구들이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그림은 일기를 쓰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다"라고 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서예지의 작업은 일기의 한 페이지가 그림의 한 장면이다. 전시 제목과 같은 <하루 수집>은 판화 작품으로 30개의 연작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시끌벅적한 하루를 정리하고, 그 안에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 간직하고 싶은 기분을 고스란히 하루의 기록으로 수집하였으며, 편안함과 익숙함의 냄새, 개인의 취향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재구성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더불어 작가 특유의 차분하고 세련된 색감으로 한층 더 분위기를 자아낸다.이번 전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보내는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온전한 내 모습으로 지내온 날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준다. 괜찮은 척하면서도 괜찮지 않은 날들 사이에서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 낸 작가의 메시지 안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안식을 얻길 바란다.부산 해운대 센텀에 본점이 있는 아트소향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지방과 해외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전시를 6개월간 팝업 형식으로 아트소향 서울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갤러리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온라인 전시 관람을 원하는 고객들은 누구나 홈페이지(http://koreanartist.com)에 접속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전시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제신문] 주목받는 화가의 작품 소장 기회

2021-12-06

아트소향 ‘UNDER 200’전…33인作 200만 원 이하 판매'UNDER 200'전에 출품된 이슬로 작가의 Friends Friends. 아트소향 제공미술시장이 역대급 호황이다. ‘나도 주목받는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림 초보자에게 가격 장벽은 높기만 하다.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그림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도 접근하기 쉽게 가격 문턱을 낮춘 ‘UNDER 200’전을 열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 33인의 오리지널 작품을 2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이번 전시에는 신진작가부터 오래 활동을 이어온 중견작가까지 다양한 연령의 작가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감성빈 콰야 등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은 이미 ‘솔드 아웃’ 되는 등 지난달 27일 선판매에서 절반 가량이 판매됐다.밴드 잔나비의 앨범 ‘전설’ 커버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콰야 작가는 다듬어지지 않고 뭉개지듯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감상자의 상상력과 감각을 자극한다. 도넛 디저트카페 노티드의 마스코트 ‘슈가베어’로 주목을 받는 이슬로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서예지 작가는 화병 곰인형 등 좋아하는 것으로 개인 공간을 채운 그림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 지친 현대인에게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준다.아트소향 관계자는 “미술시장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국내 현대미술의 최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멀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미술품 소장이 가깝게 다가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월요일 휴관. (051)747-0715

[국제신문] 역동적인 먹칠 위 세밀한 도시 풍경

2023-08-27

여행에서 찾은 ‘숨’을 한지에 불어넣었다. 하얀 한지 위 거칠게 그은 먹 위로 여행에서 만난 도시의 풍경이 피어났다. 먹은 화면을 파괴하면서도 적절한 여백과 균형을 찾아가고, 역동적인 먹 위에 다시 세밀하게 그려진 도시의 모습은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킨다.박지은 작가 ‘A little talk-Shanghai’.먹과 도시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 박지은의 개인전 ‘숨’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먹과 도시를 소재로 대조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작가의 ‘A little talk’ 신작 47점을 선보인다.여행에서 만난 낯선 도시의 풍경은 우리에게 묘한 평온함을 준다. 작가는 “혼란스러웠던 젊은 날 혼자 간 여행에서 쓸쓸함과 황홀함이라는 대조되는 감정이 어느 순간 균형을 잡고 위안이 되는 경험을 했다. 특히 높은 곳에서 바라본,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의 풍경에선 평온함과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 감정에 계속 머물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빛을 내는 부산의 야경도 담겼다.“작업할 때 특별한 규칙은 없다”는 작가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순간적 감정이나 오랜 잔상을 큰 붓으로 즉흥적으로 그려내거나, 먹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트려 터져나가는 듯 표현한다. 한지 위에 먹과 아크릴, 금박 등 동서양의 재료를 구분없이 사용하는데, 먹으로 그려진 밤의 풍경 속에는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이 담겨있다.전시는 다음 달 16일까지 열리며 매주 일·월요일 휴무.

[국제신문] 감성빈·콰야의 '어른의 동화' 시즌 2

2023-03-26

감성빈·콰야의 ‘어른의 동화’ 시즌 2아트소향서 내달 22일까지 전시…인간 희로애락 담담하게 표현감성빈. 어두워 보이지만 따뜻하다. 그림 속 인물은 상심과 슬픔에 잠겨 얼굴이 잔뜩 구겨져 있다. 날것 그대로의 표정은 감정을 곧잘 숨겨야 하는 어른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서로 껴안은 모습에서는 위로와 온기를 느낀다. 조각 작가 감성빈의 회화는 액자까지 작품이다. 나무 액자에 새긴 사람들이 회화 속 인물을 감싸고 슬픔을 함께 위로한다.콰야. 따뜻해 보이지만 어둡다. 다채로운 색감의 아이들은 놀이하듯 천진하고 몽환적이다. 직관적 형상과 강렬한 색감, 거칠고 자유분방한 붓터치는 콰야만의 스타일이다. 동화 한 장면처럼 따뜻해 보이지만 무표정의 아이에게선 생기보단 고요함이, 끈으로 얽히거나 가파른 계단에 올라선 작품에선 긴장감과 위태로움마저 느껴진다. 그저 예쁘기만 한 그림은 아니다.인간 감정에 대한 깊은 시선과 태도로 사랑받는 감성빈·콰야 작가가 2인전을 선보인다.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시각적으로 매우 다른 두 작가지만, 인간 희로애락 감정과 서사를 덤덤하게 표현한다는 공통점에서 전시 ‘어른의 동화Ⅱ’를 기획했다. 2018년 ‘어른의 동화Ⅰ’ 이후 5년 만에 이어지는 이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진다.감성빈의 ‘어른의 동화Ⅰ’은 친형을 잃은 슬픔 한가운데서 작업하던 그 시절보다 지금은 조금 더 감정이 정돈되고 따뜻해졌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덕분이라고 했다. 그 사이 회화도 달라졌다. 조각면처럼 분할해 입체감을 살린 드로잉은 ‘조각 같은 회화’이다.그는 “처음엔 입체에 회화성을 입히려고 고민했다. 드로잉에 익숙해지면서 회화에 조각성을 올리게 됐고, 나만의 작업으로 연결될 수 있게 꾸준히 연구 중이다. 언젠가 회화와 조각이 상관 없는, 맞닿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콰야는 ‘어른의 동화’라는 주제로 작업하다가 문득 아이들의 ‘동화(童話)’가 아닌 서로 닮아지는 ‘동화(同化)’를 떠올렸다. ‘각자의 길로 당기기’ ‘얽힌 실을 풀어나가는 것’ 등 아이들이 끈에 묶인 작품이 그것이다.콰야는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담아냈다. 동화라는 판타지 속에서 각자의 해석과 다양한 이야기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품 ‘위로를 주고 받는 것’은 서로 껴안거나 감싸는 모습이 감성빈의 작업과 잘 어울린다.

[국제신문] 수많은 점으로 피워낸 나무·꽃·들판

2022-05-17

- 따뜻한 감성의 작품 58점 소개 - 전시 오픈 전 완판… 스타성 입증 쌀알 같은 색점이 모여 잎이 무성한 나무를 완성한다. 점은 한몸인 듯 바람에 움직이며 사락사락 이파리 부딪히는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이영지의 ‘눈물 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 ‘나무 그림’을 그리는 작가 이영지(사진)의 개인전 ‘속닥속닥’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열린다. 표제작 ‘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를 포함해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58점은 지난 3일 전시 오픈 전에 모두 예약판매 됐다. ‘스타 작가’라는 명성답게 예약대기자 수가 작품 수의 10배에 달했다고 한다. 미술시장 호황에 따른 반짝 인기가 아니다. “부산에서 잠시 쉬고 싶어서 개인전을 준비했다”고 할 정도로 15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했고, 미술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다. 그림 속 등장하는 나무는 작가 이영지 자신이다. “점이 모여 선과 면이 되듯, 반복적이고 섬세한 점들이 모여 무성한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요. 가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될 거라는 바람에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새가 등장하고, 달 꽃 들판 등이 하나씩 그의 그림에 들어왔다. “새를 자세히 보면 표정이 없어요. 날갯짓 고갯짓에서 상상되는 이야기는 관객의 몫으로 남기려고요. 어느 할머니는 꽃바구니를 든 새를 보고 일찍 떠난 자식이 떠오르셨대요. 저도 제 그림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저마다 사는 방식과 세월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볼 수 있겠어요.”작가의 그림에서 하늘은 특히 더 아름답다. 서정적인 파스텔 톤으로 물들거나 꽃별이 피어난다. 아빠가 있는 하늘을 예쁘게 그려보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20대 시절 아빠에게 힘든 일을 털어놨더니 ‘시간이 해결해 줄 때가 있다. 그럴 땐 하늘을 바라보고 숨을 크게 쉬어봐’라고 하셨는데, 오래되지 않아 마지막 남기신 말이 됐어요. 한동안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그러다 아빠가 계신 하늘을 정말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그림이지만 ‘노동집약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작업 방식은 편하지 않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를 여러 장 겹친 장지 위에 천연아교를 사용해 반수 처리를 하고, 이 작업을 통해 분채의 맑고 선명한 색감을 낸다. 오래된 한지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원하는 질감이 나올 때까지 밑색을 여러 번 덧칠하며 흐린 먹으로 무늬를 입히는 작업을 한다. “전통기법을 쓰려니 번거롭기도 하지만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좋아 끝까지 고수하려고 해요. 의식적으로 작품에 변화를 주겠단 생각은 안해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달라지면 작업에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제신문] 현실과 몽상의 경계... 홀로 걷는 푸른밤

2023-05-14

​유재연 개인전 ‘RUN HIDE TELL’에 전시된 작가 유재연의 작품. 아트 소향어둠이 깔리고 푸른빛으로 물든 도시의 밤, 몽환적인 그림 속에서 미묘한 감정의 파편을 만난다.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다음 달 17일까지 유재연 개인전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 푸른 밤 홀로 걷는 이들을 캔버스에 담는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작가는 영국 런던과 서울, 두 도시를 오가며 경험한 고립과 자유의 배경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로 작용한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림 속 피사체는 걸음을 멈추고 덤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들여다보거나 어떠한 사건을 응시하는 모습이다.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 속에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해 풀어간다.유재연의 작품은 푸른색이 특징이다. 파란색은 때로 우울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의 파랑은 마치 빛을 머금고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어둠이 찾아오고 모든 장면이 파랗게 물드는 순간,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는 찰나의 푸른빛 감각을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놓았다.오랜 타지 생활 속 작가에게 진정한 은신처는 그림 그 자체다. 작가에게 ‘그린다’는 것은 현실에서 개인이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결핍과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려는 행위다. 현실로부터 피신하고(RUN), 화면 안에 은신하며(HIDE), 다시금 세상으로 나와 들려주는 이야기(TELL)를 작가가 품은 ‘밤’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일, 월요일 휴무.

[부산일보] 연필로 그리고, 밤을 그리고, 양손으로 그리다

2021-11-03

아트소향 3인전 ‘언더 더 스킨’문정, 유재연, 윤상윤 작가 전시문정 '닮음 나란히놓기 vol.4'. 아트소향 제공연필로 그린 그림, 밤을 그린 그림, 양손으로 그린 그림.문정, 유재연, 윤상윤 작가 3인전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세 명의 작가들은 부산 첫 전시에서 연필 드로잉, 유화, 조각회화까지 다양한 작업을 보여준다.부산 출신 문정 작가의 연필 드로잉은 흑백 수채화를 보는 것 같다. 연필로 섬세하게 표현한 명암이 눈길을 끈다. 화면 속에 차근차근 흑백의 구조를 설치한 듯 보이는 이유는 작가가 설치를 공부한 영향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설치미술을 공부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입체보다 평면에서 자유를 찾았다는 작가는 종이 안에 연필로 설치를 하듯 기하학적 형태를 그려 넣었다. 시와 같은 문학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으로 표현한다.유재연 'On the blinking hill'. 아트소향 제공유재연 작가는 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는 차분하지만 빛을 머금은 파란색으로 밤을 표현한다.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작업을 하는 유 작가는 밤에 런던의 공원을 걸으며 느낌 감상을 풀어냈다. 하루의 끝이면서 시작이 되고,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밤이 작품에 드러난다. 특히 코로나로 런던이 록다운 되었던 경험도 작품에 반영됐다. 단절과 고립 속에서 받은 세상이 평면화되는 느낌이 그림 속에 드러난다. 또한 나무 조각에 그림을 그려서 이어 붙인 ‘피스(조각) 페인팅’ 작업도 같이 소개한다.윤상윤 'Stardust 2'. 오른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아트소향 제공윤상윤 'Only Superstition'. 왼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아트소향 제공윤상윤 작가는 양손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린다.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오른손을 쓰도록 교육을 받은 자신의 경험이 작품에 드러난다. 오른손으로 그린 것은 미술교육을 받은 화가의 이성적인 그림이다. 그림은 세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작품 아래쪽의 물은 마음속 깊은 곳 무의식의 세계이다. 중간 부분은 현재의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담아냈다. 그림 위쪽은 자신이 되고 싶은 초자아를 표현했다. 왼손으로 그린 그림은 자유롭고 본능적이다. 왼손잡이로 태어나도 훈련을 받지 않아 왼손 붓질은 거칠다. 색상을 쓰는 것도 오른손 작업보다 과감하다. 한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손으로 그린 그림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뉴스1코리아] 피신하고, 은신하며, 나와 이야기하는... 유재연 개인전

2023-05-10

 유재연, The inevitable pause 가만히 들여다보는, 2023, Oil on canvas, 152.5x121.8cm (아트소향 제공)부산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소향은 오는 6월17일까지 유재연 작가의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밤에 홀로 걷는 이들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는 작가의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유재연은 '그리기'라는 행위를 현실로부터 피신하고(Run), 화면 안에 은신하며(Hide), 다시금 세상으로 나와 이야기하는(Tell) 것으로 은유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그는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타지에서 경험했을 '고립'과 '자유'의 배경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로 작용한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는다.각각의 밤의 장소 사이를 오가는 피사체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움푹 들어간 덤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들여다보거나, 골똘히 생각에 잠겨 어딘가 기대거나 앉은 채 일어나는 사건들을 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이렇듯 밤의 사유들로부터 출발한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을 구축하며,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로부터 출발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해 풀어간다.작품에서는 푸른색이 유독 돋보인다. 파란색은 때로 우울함을 상징하지만 유재연의 파랑은 마치 빛을 머금고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듯한 느낌이다.그는 주로 블루와 마젠타, 그린이라는 색을 반복적으로 쌓고, 닦아내는 방식으로 작업해 회화의 평면성을 더욱 극대화한다.하지만 밝고 재치있는 그림 뒤에 숨겨진 간극, 즉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만났을 때의 미묘한 감정의 파편들은 유재연의 작업이 마냥 몽환적이고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유재연은 1988년생으로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전까지 11번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부산일보] 그림이 인생을 토닥인다

2022-05-25

이영지 작가 개인전 ‘속닥속닥’6월 4일까지 아트소향서 전시나무 지탱하는 가지의 강인함‘응원군’ 같은 새·나비 등 등장작가·관객 모두에게 ‘치유’ 제공 이영지 '우리 만날까'. 아트소향 제공“한 점 한 점이 그림 그리는 저 자신을 치유했습니다.”이영지 작가의 그림은 따뜻하다. 큰 나무와 귀여운 작은 새가 있는 그림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조그만 에스키스(밑그림)에서 시작했어요. 펜으로 그냥 점과 선을 이어 나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었어요. 내 모습 같았죠.” 작가는 아무것도 아닌 ‘0’에서 시작해도 어느 순간 ‘100’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그림 속 나무는 풍성한 잎에 비해 줄기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가늘다. “가늘지만 수많은 잎을 받치고 있는 가지에는 생을 버텨내는 힘, 강인함이 숨어있어요.” 나무로 시작해 3년쯤 뒤 그림에 새가 등장했다. “그림을 그리며 힘든 마음에서 조금씩 벗어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날 수도 있고 걸어갈 수도 있는 새를 의인화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신 새의 표정은 그리지 않았다. “새에 대한 해석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뒀어요.”이영지 작가는 그림으로 소소하지만 소중한 감정을 그림에 담아낸다. 오금아 기자새가 날개에 풍선을 매단 장면이 보인다. “나도 날갯짓을 그만하고 쉬고 싶으니까, 새라도 좀 편하게 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날개가 없는 새는 주변에서 모든 것을 대신 다 해주는 상황을 연상했어요.” 작업실 에어컨이 고장 난 날은 케이블카 위에 새들을 옹기종기 태워 시원한 곳으로 보내줬다. “그림을 그리는 제가 재미있어야 오래 작업을 이어갈 수가 있거든요.”새는 관계의 의미도 가진다. 정다운 새 두 마리를 멀리서 혼자 지켜보는 새가 있다. 이 작가는 ‘부모의 모습’이라고 했다. “항상 지켜줄 테니 ‘너의 행복을 누리라’고 응원하는 느낌이죠.” 최근에는 나비나 벌 같은 친구들이 그림 속에 등장한다.전시장 중앙에 걸린 다섯 개의 나무 연작은 나무만으로 표현하던 초기 작업 시기를 떠올린 작품이다. “뭔가 그려 넣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어요. 먹선으로 분위기만 살리고 일부러 새도 작게 그렸어요.”이영지 '봄바람이 불어와'. 아트소향 제공이 작가는 장지에 아교포수를 하고 먹 작업을 한다. 그는 회벽 느낌을 내고 싶어 붓을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했다. 분채 채색 아래로 바탕의 질감이 살아나는 이유다. 짙은 푸른색에 반짝이는 윤슬을 표현한 그림과 초록 풀밭의 풍경도 매력적이다. 올해 처음 시도했다는 배경의 그라데이션 작업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번 전시작에는 초승달이 자주 등장한다. 대학원 때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딸(작가)에게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밖으로 나가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숨을 쉬고 마음을 내려 놓아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그게 아빠의 유언이 되었던 거라서 밤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20년도 더 된 일인데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어 용기를 내어 달을 예쁘게 그려보기로 했어요. 내 마음에 ‘달이 너무 예쁘네’ 생각이 들도록, 그렇게 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이영지'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커다란 초승달 안, 나무가 자라고 작은 집 위에서 새가 하늘을 본다. ‘그림 속에 봄날을 만들어 줄게’라고 그림이 말을 거는 듯하다. 이영지 개인전 ‘속닥속닥’은 6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부산일보] “연말 고생한 나에게 그림 선물~” 미니 아트마켓 구경 오세요

2021-12-08

지역 갤러리 세 곳서 아트마켓다양한 작가 작품 만날 수 있어이선경 ‘magic 마법의 순간’. 아트소향 제공“연말 자신에게 그림을 선물하세요.” 지역의 갤러리 세 곳에서 미니 아트마켓이 열린다.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과 중동 달맞이언덕 갤러리 아트숲, 수영구 민락동 아리안 갤러리에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아트소향은 ‘Under 200’전을 준비했다. 전시는 18일까지 열린다. 언더 200전은 2016년부터 매년 연말에 열리는 기획 소품전으로, 역량 있는 작가의 작품을 2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미술품 구매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 소장의 기회를 제공한다.윤병운 'Silence'. 아트소향 제공언더 200전에서는 감성빈, 고니, 권소영, 금민정, 김둥지, 김민송, 김시안, 김한나, 김현수, 박성아, 박한샘, 상환, 서예지, 슈니따, 엔조, 윤병운, 이선경, 이소정, 이수영, 이슬로, 이영지, 이은정, 이주희, 이지해, 임희조, 정인혜, 정지윤, 제제, 채온, 콰야, 태우, 황현승 등 33인의 작가가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금민정 작가는 비디오-설치 또는 비디오-조각이라는 방식의 작업으로 독특한 풍경을 표현한다. 윤병운 작가는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낸다. 젊은 작가는 새로운 관점과 실험적 시도의 작품을 보여주고, 중견 작가는 부담 없는 금액의 소품 작업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들의 드로잉 섹션도 준비됐다. 언더 200전에 전시된 작품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051-747-0715.

[국제신문] 아트소향 전시 'Under the skin'

2021-11-02

★아트소향 전시 ‘Under the skin’- 양손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린다…3인 3색 무의식 유영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층도 보유한 유재연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밤의 감수성’을 그린다. 유 작가에게 밤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고립과 자유’ ‘현실과 환상’에 더욱 천착하게 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작가 특유의 위트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오는 20일까지.‘무의식’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윤상윤 문정 유재연 작가 3인전. 세 작가 모두 부산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양손 작업이 가능한 윤상윤 작가의 작품은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오른손과 왼손으로 각각 작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한 사람의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결이 다르다. 오른손 그림이 사실적인 묘사, 수십 번의 채색을 특징으로 한 클래식한 유화페인팅이라면 왼손 그림은 본능적이고, 돌발적인 느낌의 드로잉에 가깝다.문정 작가는 시의 단어, 도시 건물 등 영감을 준 사물들을 기본 형태로 바라보고 다시 평면에서 결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언뜻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상을 어떻게 구상화하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큐레이터의 말을 빌리자면 문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를 보았을 땐 그 의미도, 형태도 흐릿하지만 모든 사물이 그림 안에서 하나로 포근하게 어우러지며 건네는 이야기가 아름다움의 결정체’다.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층도 보유한 유재연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밤의 감수성’을 그린다. 유 작가에게 밤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고립과 자유’ ‘현실과 환상’에 더욱 천착하게 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작가 특유의 위트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오는 20일까지.

    [부산일보] 여행에서 마주한 채움과 비움

    2023-09-03

    박지은 개인전 ‘숨’ 16일까지먹 흔적 위 세밀한 도시 야경여행이 주는 위로·명상 전달< A little talk-Seoul_162.2.3x112.1cm_Chinese ink, acrylic and gold leaf on korean paper_2023 >먹이 지나간 자리에 도시를 그리다.박지은 개인전 ‘숨’에서는 한지 위를 지나간 거칠고 강력한 먹의 흔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뒤따라 먹이 지나간 자리에서 도시의 야경을 발견한다. 부산, 서울, 로마, 상하이, 파리 등 도시의 세밀한 밤 풍경이다.먹은 어떤 때는 과감하게 흩뿌려진 모습으로, 어떤 때는 빠르게 획을 그은 모습으로, 어떤 때는 가만히 종이 위에 내린 모습으로 다양한 흔적을 보여준다. 박 작가는 한지 위에 먹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화면을 파괴하고, 균형을 찾으려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먹의 흔적 안에 자신을 스쳐 지나간 여행지의 전경 등을 풀어냈다. 야경 속 건축물의 세밀한 묘사는 먹의 느낌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또 화면의 남은 부분에서는 여백의 미도 살아난다.박 작가는 빠르게 지나가는 현대 사회의 속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시 떠났던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작품에 담았다. 가득 차오르다가도 텅 비고, 쓸쓸하면서도 황홀한. 여행지에서 느끼는 상반되는 감정을 통해 균형과 위안을 찾는 마음을 표현했다. 한지에 먹, 아크릴, 금박 등 동양화와 서양화의 재료를 같이 사용해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성을 담아냈다.여행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채우는 과정과 낯선 곳에서 기존의 자신을 비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박 작가에게 여행은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는 명상과도 같은 여정이다.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는 살아가며 좋아하는 도시가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한다. 먹을 이용해 그 도시들의 밤 풍경을 표현하는 것은 고요하면서 빛나는 모습에서 어떤 위안을 얻었기 때문이다.박지은 작가의 ‘숨’전은 오는 1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센텀중앙로 55 경남정보대·동서대 센텀산학캠퍼스 지하 1층)에서 열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국제신문] 현실과 몽상의 경계... 홀로 걷는 푸른밤

    2023-05-14

    ​유재연 개인전 ‘RUN HIDE TELL’에 전시된 작가 유재연의 작품. 아트 소향어둠이 깔리고 푸른빛으로 물든 도시의 밤, 몽환적인 그림 속에서 미묘한 감정의 파편을 만난다.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다음 달 17일까지 유재연 개인전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 푸른 밤 홀로 걷는 이들을 캔버스에 담는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작가는 영국 런던과 서울, 두 도시를 오가며 경험한 고립과 자유의 배경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로 작용한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림 속 피사체는 걸음을 멈추고 덤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들여다보거나 어떠한 사건을 응시하는 모습이다.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 속에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해 풀어간다.유재연의 작품은 푸른색이 특징이다. 파란색은 때로 우울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의 파랑은 마치 빛을 머금고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어둠이 찾아오고 모든 장면이 파랗게 물드는 순간,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는 찰나의 푸른빛 감각을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놓았다.오랜 타지 생활 속 작가에게 진정한 은신처는 그림 그 자체다. 작가에게 ‘그린다’는 것은 현실에서 개인이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결핍과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려는 행위다. 현실로부터 피신하고(RUN), 화면 안에 은신하며(HIDE), 다시금 세상으로 나와 들려주는 이야기(TELL)를 작가가 품은 ‘밤’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일, 월요일 휴무.

    [뉴스핌] 판화로 기록한 일상...서예지 판화전 '하루 수집'

    2022-09-28

    10월 1일까지 종로 백석동 아트소향 서울 팝업 전시장아트소향은 2022년 9월 22일(목) 부터 10월 1일(토)까지 세번째 서울 팝업 전시로 서예지(b.1995~) 작가의 <하루 수집>전을 서울 팝업 전시장(종로구 백석동 1가 45)에서 개최한다.서예지 작가는 주변 사람들과 맺은 복잡하고도 다양한 상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남겨진 자신만의 공간에서 그림 일기를 쓰듯이 하루하루를 그려낸다. 이번 전시는 표제작인 'Sweet life' 연작을 포함해 46점의 신작을 만나 볼 수 있다.하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서예지 작가는 일상의 소소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크고 작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하루의 절반 이상을 타인과 함께 생활하며, 온전한 자신이 아닌 표면적인 '나'로서 일상생활하고 있다.끊임없는 경쟁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에서의 심리적 노력에서 오는 불편함 대신 타인에게서 벗어나 편안함과 위로를 얻는 것이다. 작가는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본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개인 공간에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다. 책상에 위에 놓인 노트북과 펼쳐진 공책, 마시던 커피 한 잔과 사탕들 그리고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고이 접은 종이학들이 작가의 고유의 모습을 나타내는 매개체로 활용하여 작품 속에 나타낸다.작품에 인형들이 자주 나타나는데, 그중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핑크색 곰돌이 인형이 눈에 띈다. 인형의 이름은 'Ego(에고)'이며 작가의 애착 인형이다. 이것은 작가 본인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음과 동시에 어느덧 사회인이 되어 성숙한 어른의 삶을 살아가는 본인에게 생각만 해도 든든하게 힘이 되어 주는 동반자와 같은 존재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든 크고 작은 상황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에고'와 그 친구들이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그림은 일기를 쓰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다"라고 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서예지의 작업은 일기의 한 페이지가 그림의 한 장면이다. 전시 제목과 같은 <하루 수집>은 판화 작품으로 30개의 연작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시끌벅적한 하루를 정리하고, 그 안에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 간직하고 싶은 기분을 고스란히 하루의 기록으로 수집하였으며, 편안함과 익숙함의 냄새, 개인의 취향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재구성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더불어 작가 특유의 차분하고 세련된 색감으로 한층 더 분위기를 자아낸다.이번 전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보내는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온전한 내 모습으로 지내온 날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준다. 괜찮은 척하면서도 괜찮지 않은 날들 사이에서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 낸 작가의 메시지 안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안식을 얻길 바란다.부산 해운대 센텀에 본점이 있는 아트소향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지방과 해외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전시를 6개월간 팝업 형식으로 아트소향 서울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갤러리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온라인 전시 관람을 원하는 고객들은 누구나 홈페이지(http://koreanartist.com)에 접속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전시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제신문] 주목받는 화가의 작품 소장 기회

    2021-12-06

    아트소향 ‘UNDER 200’전…33인作 200만 원 이하 판매'UNDER 200'전에 출품된 이슬로 작가의 Friends Friends. 아트소향 제공미술시장이 역대급 호황이다. ‘나도 주목받는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림 초보자에게 가격 장벽은 높기만 하다.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그림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도 접근하기 쉽게 가격 문턱을 낮춘 ‘UNDER 200’전을 열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 33인의 오리지널 작품을 2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이번 전시에는 신진작가부터 오래 활동을 이어온 중견작가까지 다양한 연령의 작가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감성빈 콰야 등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은 이미 ‘솔드 아웃’ 되는 등 지난달 27일 선판매에서 절반 가량이 판매됐다.밴드 잔나비의 앨범 ‘전설’ 커버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콰야 작가는 다듬어지지 않고 뭉개지듯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감상자의 상상력과 감각을 자극한다. 도넛 디저트카페 노티드의 마스코트 ‘슈가베어’로 주목을 받는 이슬로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서예지 작가는 화병 곰인형 등 좋아하는 것으로 개인 공간을 채운 그림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 지친 현대인에게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준다.아트소향 관계자는 “미술시장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국내 현대미술의 최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멀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미술품 소장이 가깝게 다가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월요일 휴관. (051)747-0715

    [부산일보] 연필로 그리고, 밤을 그리고, 양손으로 그리다

    2021-11-03

    아트소향 3인전 ‘언더 더 스킨’문정, 유재연, 윤상윤 작가 전시문정 '닮음 나란히놓기 vol.4'. 아트소향 제공연필로 그린 그림, 밤을 그린 그림, 양손으로 그린 그림.문정, 유재연, 윤상윤 작가 3인전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세 명의 작가들은 부산 첫 전시에서 연필 드로잉, 유화, 조각회화까지 다양한 작업을 보여준다.부산 출신 문정 작가의 연필 드로잉은 흑백 수채화를 보는 것 같다. 연필로 섬세하게 표현한 명암이 눈길을 끈다. 화면 속에 차근차근 흑백의 구조를 설치한 듯 보이는 이유는 작가가 설치를 공부한 영향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설치미술을 공부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입체보다 평면에서 자유를 찾았다는 작가는 종이 안에 연필로 설치를 하듯 기하학적 형태를 그려 넣었다. 시와 같은 문학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으로 표현한다.유재연 'On the blinking hill'. 아트소향 제공유재연 작가는 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는 차분하지만 빛을 머금은 파란색으로 밤을 표현한다.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작업을 하는 유 작가는 밤에 런던의 공원을 걸으며 느낌 감상을 풀어냈다. 하루의 끝이면서 시작이 되고,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밤이 작품에 드러난다. 특히 코로나로 런던이 록다운 되었던 경험도 작품에 반영됐다. 단절과 고립 속에서 받은 세상이 평면화되는 느낌이 그림 속에 드러난다. 또한 나무 조각에 그림을 그려서 이어 붙인 ‘피스(조각) 페인팅’ 작업도 같이 소개한다.윤상윤 'Stardust 2'. 오른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아트소향 제공윤상윤 'Only Superstition'. 왼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아트소향 제공윤상윤 작가는 양손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린다.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오른손을 쓰도록 교육을 받은 자신의 경험이 작품에 드러난다. 오른손으로 그린 것은 미술교육을 받은 화가의 이성적인 그림이다. 그림은 세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작품 아래쪽의 물은 마음속 깊은 곳 무의식의 세계이다. 중간 부분은 현재의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담아냈다. 그림 위쪽은 자신이 되고 싶은 초자아를 표현했다. 왼손으로 그린 그림은 자유롭고 본능적이다. 왼손잡이로 태어나도 훈련을 받지 않아 왼손 붓질은 거칠다. 색상을 쓰는 것도 오른손 작업보다 과감하다. 한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손으로 그린 그림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국제신문] 역동적인 먹칠 위 세밀한 도시 풍경

    2023-08-27

    여행에서 찾은 ‘숨’을 한지에 불어넣었다. 하얀 한지 위 거칠게 그은 먹 위로 여행에서 만난 도시의 풍경이 피어났다. 먹은 화면을 파괴하면서도 적절한 여백과 균형을 찾아가고, 역동적인 먹 위에 다시 세밀하게 그려진 도시의 모습은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킨다.박지은 작가 ‘A little talk-Shanghai’.먹과 도시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 박지은의 개인전 ‘숨’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먹과 도시를 소재로 대조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작가의 ‘A little talk’ 신작 47점을 선보인다.여행에서 만난 낯선 도시의 풍경은 우리에게 묘한 평온함을 준다. 작가는 “혼란스러웠던 젊은 날 혼자 간 여행에서 쓸쓸함과 황홀함이라는 대조되는 감정이 어느 순간 균형을 잡고 위안이 되는 경험을 했다. 특히 높은 곳에서 바라본,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의 풍경에선 평온함과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 감정에 계속 머물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빛을 내는 부산의 야경도 담겼다.“작업할 때 특별한 규칙은 없다”는 작가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순간적 감정이나 오랜 잔상을 큰 붓으로 즉흥적으로 그려내거나, 먹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트려 터져나가는 듯 표현한다. 한지 위에 먹과 아크릴, 금박 등 동서양의 재료를 구분없이 사용하는데, 먹으로 그려진 밤의 풍경 속에는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이 담겨있다.전시는 다음 달 16일까지 열리며 매주 일·월요일 휴무.

    [뉴스1코리아] 피신하고, 은신하며, 나와 이야기하는... 유재연 개인전

    2023-05-10

     유재연, The inevitable pause 가만히 들여다보는, 2023, Oil on canvas, 152.5x121.8cm (아트소향 제공)부산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소향은 오는 6월17일까지 유재연 작가의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밤에 홀로 걷는 이들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는 작가의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유재연은 '그리기'라는 행위를 현실로부터 피신하고(Run), 화면 안에 은신하며(Hide), 다시금 세상으로 나와 이야기하는(Tell) 것으로 은유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그는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타지에서 경험했을 '고립'과 '자유'의 배경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로 작용한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는다.각각의 밤의 장소 사이를 오가는 피사체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움푹 들어간 덤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들여다보거나, 골똘히 생각에 잠겨 어딘가 기대거나 앉은 채 일어나는 사건들을 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이렇듯 밤의 사유들로부터 출발한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을 구축하며,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로부터 출발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해 풀어간다.작품에서는 푸른색이 유독 돋보인다. 파란색은 때로 우울함을 상징하지만 유재연의 파랑은 마치 빛을 머금고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듯한 느낌이다.그는 주로 블루와 마젠타, 그린이라는 색을 반복적으로 쌓고, 닦아내는 방식으로 작업해 회화의 평면성을 더욱 극대화한다.하지만 밝고 재치있는 그림 뒤에 숨겨진 간극, 즉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만났을 때의 미묘한 감정의 파편들은 유재연의 작업이 마냥 몽환적이고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유재연은 1988년생으로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전까지 11번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국제신문] 감성빈·콰야의 '어른의 동화' 시즌 2

    2023-03-26

    감성빈·콰야의 ‘어른의 동화’ 시즌 2아트소향서 내달 22일까지 전시…인간 희로애락 담담하게 표현감성빈. 어두워 보이지만 따뜻하다. 그림 속 인물은 상심과 슬픔에 잠겨 얼굴이 잔뜩 구겨져 있다. 날것 그대로의 표정은 감정을 곧잘 숨겨야 하는 어른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서로 껴안은 모습에서는 위로와 온기를 느낀다. 조각 작가 감성빈의 회화는 액자까지 작품이다. 나무 액자에 새긴 사람들이 회화 속 인물을 감싸고 슬픔을 함께 위로한다.콰야. 따뜻해 보이지만 어둡다. 다채로운 색감의 아이들은 놀이하듯 천진하고 몽환적이다. 직관적 형상과 강렬한 색감, 거칠고 자유분방한 붓터치는 콰야만의 스타일이다. 동화 한 장면처럼 따뜻해 보이지만 무표정의 아이에게선 생기보단 고요함이, 끈으로 얽히거나 가파른 계단에 올라선 작품에선 긴장감과 위태로움마저 느껴진다. 그저 예쁘기만 한 그림은 아니다.인간 감정에 대한 깊은 시선과 태도로 사랑받는 감성빈·콰야 작가가 2인전을 선보인다.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은 시각적으로 매우 다른 두 작가지만, 인간 희로애락 감정과 서사를 덤덤하게 표현한다는 공통점에서 전시 ‘어른의 동화Ⅱ’를 기획했다. 2018년 ‘어른의 동화Ⅰ’ 이후 5년 만에 이어지는 이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진다.감성빈의 ‘어른의 동화Ⅰ’은 친형을 잃은 슬픔 한가운데서 작업하던 그 시절보다 지금은 조금 더 감정이 정돈되고 따뜻해졌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덕분이라고 했다. 그 사이 회화도 달라졌다. 조각면처럼 분할해 입체감을 살린 드로잉은 ‘조각 같은 회화’이다.그는 “처음엔 입체에 회화성을 입히려고 고민했다. 드로잉에 익숙해지면서 회화에 조각성을 올리게 됐고, 나만의 작업으로 연결될 수 있게 꾸준히 연구 중이다. 언젠가 회화와 조각이 상관 없는, 맞닿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콰야는 ‘어른의 동화’라는 주제로 작업하다가 문득 아이들의 ‘동화(童話)’가 아닌 서로 닮아지는 ‘동화(同化)’를 떠올렸다. ‘각자의 길로 당기기’ ‘얽힌 실을 풀어나가는 것’ 등 아이들이 끈에 묶인 작품이 그것이다.콰야는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담아냈다. 동화라는 판타지 속에서 각자의 해석과 다양한 이야기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품 ‘위로를 주고 받는 것’은 서로 껴안거나 감싸는 모습이 감성빈의 작업과 잘 어울린다.

    [부산일보] 그림이 인생을 토닥인다

    2022-05-25

    이영지 작가 개인전 ‘속닥속닥’6월 4일까지 아트소향서 전시나무 지탱하는 가지의 강인함‘응원군’ 같은 새·나비 등 등장작가·관객 모두에게 ‘치유’ 제공 이영지 '우리 만날까'. 아트소향 제공“한 점 한 점이 그림 그리는 저 자신을 치유했습니다.”이영지 작가의 그림은 따뜻하다. 큰 나무와 귀여운 작은 새가 있는 그림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조그만 에스키스(밑그림)에서 시작했어요. 펜으로 그냥 점과 선을 이어 나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었어요. 내 모습 같았죠.” 작가는 아무것도 아닌 ‘0’에서 시작해도 어느 순간 ‘100’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그림 속 나무는 풍성한 잎에 비해 줄기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가늘다. “가늘지만 수많은 잎을 받치고 있는 가지에는 생을 버텨내는 힘, 강인함이 숨어있어요.” 나무로 시작해 3년쯤 뒤 그림에 새가 등장했다. “그림을 그리며 힘든 마음에서 조금씩 벗어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날 수도 있고 걸어갈 수도 있는 새를 의인화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신 새의 표정은 그리지 않았다. “새에 대한 해석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뒀어요.”이영지 작가는 그림으로 소소하지만 소중한 감정을 그림에 담아낸다. 오금아 기자새가 날개에 풍선을 매단 장면이 보인다. “나도 날갯짓을 그만하고 쉬고 싶으니까, 새라도 좀 편하게 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날개가 없는 새는 주변에서 모든 것을 대신 다 해주는 상황을 연상했어요.” 작업실 에어컨이 고장 난 날은 케이블카 위에 새들을 옹기종기 태워 시원한 곳으로 보내줬다. “그림을 그리는 제가 재미있어야 오래 작업을 이어갈 수가 있거든요.”새는 관계의 의미도 가진다. 정다운 새 두 마리를 멀리서 혼자 지켜보는 새가 있다. 이 작가는 ‘부모의 모습’이라고 했다. “항상 지켜줄 테니 ‘너의 행복을 누리라’고 응원하는 느낌이죠.” 최근에는 나비나 벌 같은 친구들이 그림 속에 등장한다.전시장 중앙에 걸린 다섯 개의 나무 연작은 나무만으로 표현하던 초기 작업 시기를 떠올린 작품이다. “뭔가 그려 넣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어요. 먹선으로 분위기만 살리고 일부러 새도 작게 그렸어요.”이영지 '봄바람이 불어와'. 아트소향 제공이 작가는 장지에 아교포수를 하고 먹 작업을 한다. 그는 회벽 느낌을 내고 싶어 붓을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했다. 분채 채색 아래로 바탕의 질감이 살아나는 이유다. 짙은 푸른색에 반짝이는 윤슬을 표현한 그림과 초록 풀밭의 풍경도 매력적이다. 올해 처음 시도했다는 배경의 그라데이션 작업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번 전시작에는 초승달이 자주 등장한다. 대학원 때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딸(작가)에게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밖으로 나가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숨을 쉬고 마음을 내려 놓아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그게 아빠의 유언이 되었던 거라서 밤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20년도 더 된 일인데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어 용기를 내어 달을 예쁘게 그려보기로 했어요. 내 마음에 ‘달이 너무 예쁘네’ 생각이 들도록, 그렇게 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이영지'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커다란 초승달 안, 나무가 자라고 작은 집 위에서 새가 하늘을 본다. ‘그림 속에 봄날을 만들어 줄게’라고 그림이 말을 거는 듯하다. 이영지 개인전 ‘속닥속닥’은 6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국제신문] 수많은 점으로 피워낸 나무·꽃·들판

    2022-05-17

    - 따뜻한 감성의 작품 58점 소개 - 전시 오픈 전 완판… 스타성 입증 쌀알 같은 색점이 모여 잎이 무성한 나무를 완성한다. 점은 한몸인 듯 바람에 움직이며 사락사락 이파리 부딪히는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이영지의 ‘눈물 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 ‘나무 그림’을 그리는 작가 이영지(사진)의 개인전 ‘속닥속닥’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열린다. 표제작 ‘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를 포함해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58점은 지난 3일 전시 오픈 전에 모두 예약판매 됐다. ‘스타 작가’라는 명성답게 예약대기자 수가 작품 수의 10배에 달했다고 한다. 미술시장 호황에 따른 반짝 인기가 아니다. “부산에서 잠시 쉬고 싶어서 개인전을 준비했다”고 할 정도로 15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했고, 미술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다. 그림 속 등장하는 나무는 작가 이영지 자신이다. “점이 모여 선과 면이 되듯, 반복적이고 섬세한 점들이 모여 무성한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요. 가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될 거라는 바람에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새가 등장하고, 달 꽃 들판 등이 하나씩 그의 그림에 들어왔다. “새를 자세히 보면 표정이 없어요. 날갯짓 고갯짓에서 상상되는 이야기는 관객의 몫으로 남기려고요. 어느 할머니는 꽃바구니를 든 새를 보고 일찍 떠난 자식이 떠오르셨대요. 저도 제 그림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저마다 사는 방식과 세월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볼 수 있겠어요.”작가의 그림에서 하늘은 특히 더 아름답다. 서정적인 파스텔 톤으로 물들거나 꽃별이 피어난다. 아빠가 있는 하늘을 예쁘게 그려보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20대 시절 아빠에게 힘든 일을 털어놨더니 ‘시간이 해결해 줄 때가 있다. 그럴 땐 하늘을 바라보고 숨을 크게 쉬어봐’라고 하셨는데, 오래되지 않아 마지막 남기신 말이 됐어요. 한동안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그러다 아빠가 계신 하늘을 정말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그림이지만 ‘노동집약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작업 방식은 편하지 않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를 여러 장 겹친 장지 위에 천연아교를 사용해 반수 처리를 하고, 이 작업을 통해 분채의 맑고 선명한 색감을 낸다. 오래된 한지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원하는 질감이 나올 때까지 밑색을 여러 번 덧칠하며 흐린 먹으로 무늬를 입히는 작업을 한다. “전통기법을 쓰려니 번거롭기도 하지만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좋아 끝까지 고수하려고 해요. 의식적으로 작품에 변화를 주겠단 생각은 안해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달라지면 작업에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산일보] “연말 고생한 나에게 그림 선물~” 미니 아트마켓 구경 오세요

    2021-12-08

    지역 갤러리 세 곳서 아트마켓다양한 작가 작품 만날 수 있어이선경 ‘magic 마법의 순간’. 아트소향 제공“연말 자신에게 그림을 선물하세요.” 지역의 갤러리 세 곳에서 미니 아트마켓이 열린다.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과 중동 달맞이언덕 갤러리 아트숲, 수영구 민락동 아리안 갤러리에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아트소향은 ‘Under 200’전을 준비했다. 전시는 18일까지 열린다. 언더 200전은 2016년부터 매년 연말에 열리는 기획 소품전으로, 역량 있는 작가의 작품을 2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미술품 구매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 소장의 기회를 제공한다.윤병운 'Silence'. 아트소향 제공언더 200전에서는 감성빈, 고니, 권소영, 금민정, 김둥지, 김민송, 김시안, 김한나, 김현수, 박성아, 박한샘, 상환, 서예지, 슈니따, 엔조, 윤병운, 이선경, 이소정, 이수영, 이슬로, 이영지, 이은정, 이주희, 이지해, 임희조, 정인혜, 정지윤, 제제, 채온, 콰야, 태우, 황현승 등 33인의 작가가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금민정 작가는 비디오-설치 또는 비디오-조각이라는 방식의 작업으로 독특한 풍경을 표현한다. 윤병운 작가는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낸다. 젊은 작가는 새로운 관점과 실험적 시도의 작품을 보여주고, 중견 작가는 부담 없는 금액의 소품 작업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들의 드로잉 섹션도 준비됐다. 언더 200전에 전시된 작품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051-747-0715.

    [국제신문] 아트소향 전시 'Under the skin'

    2021-11-02

    ★아트소향 전시 ‘Under the skin’- 양손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린다…3인 3색 무의식 유영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층도 보유한 유재연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밤의 감수성’을 그린다. 유 작가에게 밤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고립과 자유’ ‘현실과 환상’에 더욱 천착하게 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작가 특유의 위트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오는 20일까지.‘무의식’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윤상윤 문정 유재연 작가 3인전. 세 작가 모두 부산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양손 작업이 가능한 윤상윤 작가의 작품은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오른손과 왼손으로 각각 작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한 사람의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결이 다르다. 오른손 그림이 사실적인 묘사, 수십 번의 채색을 특징으로 한 클래식한 유화페인팅이라면 왼손 그림은 본능적이고, 돌발적인 느낌의 드로잉에 가깝다.문정 작가는 시의 단어, 도시 건물 등 영감을 준 사물들을 기본 형태로 바라보고 다시 평면에서 결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언뜻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상을 어떻게 구상화하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큐레이터의 말을 빌리자면 문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를 보았을 땐 그 의미도, 형태도 흐릿하지만 모든 사물이 그림 안에서 하나로 포근하게 어우러지며 건네는 이야기가 아름다움의 결정체’다.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층도 보유한 유재연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밤의 감수성’을 그린다. 유 작가에게 밤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고립과 자유’ ‘현실과 환상’에 더욱 천착하게 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작가 특유의 위트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오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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