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작가, 11일까지 아트소향서 개인전
인간·사물·자연 주고받는 흐름·긴장 풀어내
행잉 설치, 크리스털·나무 결합 리듬감 연출
부친의 미싱 부품·드로잉 등 시간 층위 더해
(오유경의 '맺고 있는 연결 상태'(2026) 일부. 김은영 기자 key66@)
(이번 전시의 대표작 '맺고 있는 연결 상태'를 설치 중인 오유경 작가. 작가 제공)
(오유경의 '바람의 탑'(2026). 아트소향 제공)
(전시 작품 모듈을 이리저리 옮겨서 다른 구조를 만들어도 된다는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오유경 작가. 김은영 기자 key66@)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중에 매달린 2026년 신작 ‘맺고 있는 연결 상태’가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든다.
작가는 “기둥에서 출발한 형태를 떠 있는 구조로 확장했다”며 “하나로 보이지만 여러 개가 연결된 구조로, 옆으로 퍼지거나 계속 증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설치미술 작가 오유경의 개인전 ‘연결 인식의 감각’이 오는 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Total Eclipse’ 이후 6년 만의 아트소향 개인전으로, ‘바람의 탑’ 연작과 ‘맺고 있는 연결 상태’ 시리즈, ‘흔적의 기억’ 드로잉 등 20점으로 구성됐다.
오유경의 작업은 서로 다른 개체들이 연결되며 형성하는 관계와 균형에 주목한다.
인간과 사물, 자연이 영향을 주고받는 순환의 흐름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조각과 설치, 드로잉으로 풀어낸다.
('맺고 있는 연결 상태' 일부. 김은영 기자 key66@)
(볼록렌즈 역할을 하는 크리스털에 거꾸로 비친 각종 이미지. 김은영 기자 key66@)
대표작 ‘맺고 있는 연결 상태’는 천장에서 매달린 행잉 설치로, 기존 수직 구조를 확장한 작업이다.
크리스털과 나무, 금속 등 이질적 재료가 결합된 모듈은 안정감과 리듬감을 동시에 만들어내며, 각 요소는 독립성과 연결성을 함께 드러낸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크리스털도 구멍을 뚫는 게 쉽지 않았단다.
개당 가격도 만만찮지만, 성공보다 실패할 때가 더 많았다.
단 1㎜의 오차도 허용해선 안 되는 집요함이 이뤄낸 성취 같았다.
2023년 동명의 모빌 작업 역시 중심 없는 균형과 비대칭 구조를 통해 유연한 관계를 제시한다.
(설치미술 작가 오유경의 개인전 ‘연결 인식의 감각’ 전시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오유경의 '바람의 탑'(2026). 아트소향 제공)
(오유경의 '바람의 탑'(2026). 아트소향 제공)
(오유경의 '맺고 있는 연결 상태'(2026). 돌 오브제를 붙인 모습이 처음으로 보인다. 김은영 기자 key66@)
전시장 입구부터 전반에 배치된 ‘바람의 탑’ 연작은 제주의 제의 공간 ‘당’(堂)에서 영감을 받아 바람(Wind)과 바람(Wish)의 의미를 담았다.
투명한 크리스털은 주변을 반사하며 이미지를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나무와 금속은 물성의 대비로 조형적 긴장을 형성한다.
최근에는 작가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미싱 부품과 실을 결합해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더했다. 돌을 붙인 작업도 처음으로 눈에 띈다.
(오유경 작가의 드로잉 '흔적의 기억'(2026). 김은영 기자 key66@)
(오유경 작가의 드로잉 '흔적의 기억'(2026). 김은영 기자 key66@)
드로잉 ‘흔적의 기억’(2026)은 한지의 주름을 따라 그린 작업으로, 물리적 흔적을 통해 기억과 관계의 축적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한번 생긴 주름이 완전히 펴지지 않듯, 우리가 겪은 관계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연결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고 균형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한다”고 말한다.
(부산 아트소향 전시장에서 만난 오유경 작가. 김은영 기자 key66@)
1979년생 부산 출신의 오유경은 서울시립대와 파리8대학, 그리고 프랑스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하며 조형 언어를 확장해 왔다.
대학 진학과 함께 서울로 옮겨가서 생활하다 프랑스로 건너가 9년을 지내다 귀국한 뒤에는 국내외 레지던시와 공공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고향 부산으로 주소지를 옮겼고, 올가을에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의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선정돼 캐나다 몬트리올의 센터 클라크(Centre Clark)로 3개월 레지던시를 떠난다.
김은영 기자 (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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