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김우진 작가 ‘그때의 너도…’- 아트소향서 대형 작품 21점 전시- 스테인리스 화려한 색채 등 눈길이곳은 ‘동물 천국’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어미 개와 조그만 강아지가 반갑게 관람객을 맞는다. 안으로 들어가면 복실복실한 갈기가 위협적이기보다 포근해보이는 사자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고, 말과 사슴이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듯 걸어간다. 나뭇가지처럼 뿔이 쭉쭉 뻗은 크고 작은 사슴들도 매력적이다. 가장 압권은 학 무리들이다. 날개를 펼치고 물을 마시고 주변을 돌아보며 여유를 즐기는 일곱 마리의 학은 마치 우리 곁에서 날아오르는 듯 생생하다. 육식과 초식 동물이 어울려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이곳, 김우진 작가가 그리는 ‘유토피아’이다.(김우진 작가의 ‘Crane’. 7마리 학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다. 아트소향 제공)대중적으로 유명한 김우진 작가의 개인전 ‘그때의 너도, 지금의 너도, 이곳에 올 수 있어’가 아트소향(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55)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의 대형 조각 설치 작품 21점을 볼 수 있는 전시다.(김우진 작가의 'Dog'. 아트소향 제공)김우진 작가는 스테인리스 소재 조각(유닛)을 얼기설기 엮고 다채로운 색깔을 더해 동물의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조각으로 유명하다. 한남대 미술교육과와 대학원(조소과)을 졸업한 이후 국내외 다수의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한 그는 한강 신도시 등 국내 여러 도시에 공공 조형물을 설치해 잘 알려져 있다. BTS 멤버 뷔와 개그맨 이수근 등 유명인이 작품을 소장한 것이 알려지면서 대중에게 더욱 주목받았다. 현재 중국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진행해 국제 무대에서도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김우진 작가의 'Deer'. 아트소향 제공)어릴 적 동물사육사를 꿈꿀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가 빚어낸 그들의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품위 있다. 조각의 형태는 스테인리스 유닛이 얽혀 있어 추상적이지만, 정밀한 설계로 완성한 모습은 동물의 가장 편안하면서도 당당한 순간이 담겼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는 신비로우면서 고귀한 느낌마저 준다. 스테인리스라는 강인한 소재는 동물의 생명력이 퇴색되지 않고 영원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동물사육사의 꿈을 동물 조각이란 작업으로 펼쳐낸 김우진 작가는 “우리가 색안경으로 바라본 그 세상이 유토피아 아닐까. 어른들이 가지 말라고 한 오답노트가 결국 내 삶이고, 지금 작가로 가는 이 길이 행복하다”며 자신이 구현한 유토피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시는 다음 달 14일까지.
2025-05-26
[국제신문]
아트소향 기획전 26일까지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서로를 안고 보듬어 준다.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각의 틀에도 함께 슬퍼하는 인물들이 겹쳐 있다.조각을 감싸안은 조각이기에, 그곳에 새겨진 인물들이 마냥 아파 보이기보다 누군가로부터 보호받고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조세랑 작가의 ‘여여_화화’. 아트소향 제공)아트소향(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의 기획전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슬픔을 주제로 했지만 위로를 안겨주는 전시다.각종 사건사고와 자연재해로 슬픔을 넘어 절망을 겪은 이들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준비한 전시로, 젊은 작가 감성빈 슈무 조세랑 피그마 4명이 이를 주제로 한 작품 45점을 선보인다.아트소향 박세린 학예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진정한 애도를 보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작가 4명은 모두 중국 북경중앙미술학원 출신이다.중국의 유명한 미술 전문 대학에서 배운 뒤 각자의 개성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중국과 한국의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 언어를 선보인다.실기를 중시하는 중국 특유의 학습 방식을 따랐기에 작품의 밀도가 굉장히 높고,조각 판화 수묵화 벽화 등 다양한 전공을 바탕으로 작업해 여러 장르의 작품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감성빈 작가가 애도를 주제로 만든 작품 ‘Hug’. 아트소향 제공)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모두 ‘애도’라는 주제에 걸맞게 누군가의 슬픔에 공감하면서 동시에 위로를 전한다.서로를 보듬은 인물들을 조각하며 아픔을 감싸안은 감성빈 작가의 작품은 슬픔에 멈춰있지 않고 이를 간직하면서도 치유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섬세한 조각과 색감으로 자신만의 판화 작업을 이어가는 슈무 작가는 인간의 욕심으로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아픔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들을 좀 더 주체적인 존재로 묘사하며 생명력을 불어넣었다.화려한 색감과 독창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 조세랑 작가는 꽃 과일 등 누군가를 애도할 때 바치는 사물과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겹쳐 놓으면서 그 속에서 그들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한다.벽화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피그마 작가는 어둠 속에 있지만 그 안에 밝은 빛을 간직한 인물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독특한 구성과 섬세하면서도 밀도 높은 색감이 매력적이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2025-04-17
[국제신문]
자연을 누비는 작가 김민송展- 내년 1월 4일까지 아트소향- 강렬한 지중해 바다로 새 작업“대자연 앞에 선 저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더군요. 변하지 않는 자연에서 위로받았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붓을 들었던 것 같아요.”< 김민송 작가의 ‘별을 찾아서’. 그는 아트소향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안티키테라’에서 바다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한 작품을 다수 전시했다. 아트소향 제공 >이제 서른 중반인 김민송 작가는 그동안 척박한 자연을 탐험해 왔다.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광활한 사막과 오아시스가 그림의 주요 소재가 됐다. 황폐하지만 생명이 꿈틀대는 곳, 별빛이 쏟아지는 밤이면 신비로움이 가득한 그곳. 작가는 스스로 루피너스(꽃의 일종)가 되어 몽환적이면서 아름다운 사막의 풍경을 펼쳐 놓았다.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바다로 시선을 옮겼다. 지중해의 형언할 수 없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매료된 작가는 그곳을 수집하고 그림으로 옮기며 자연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부산 미술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민송 작가. 아트소향 제공 >김민송 작가의 개인전 ‘안티키테라(Antikythera)-영원한, 그리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고찰’이 아트소향(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의 기존 작업을 이어간 작품과 새로운 시리즈 등 신작 50여 점을 소개한 전시다.부산 대표 청년 작가인 그는 부산대(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여러 아트페어에서 주목받았다. 부산대와 BNK금융그룹, 신세계 그랜드 조선 제주를 비롯한 다수 공간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 그는 대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기존의 작업을 이어간 사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한층 웅장해졌다.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Big Rock’은 2층 층고 높이의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작품으로, 황폐하고 메마른 땅 위로 우뚝 솟은 거대한 돌산과 그곳에 뿌리를 내린 선인장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처음 선보이는 바다 시리즈는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해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레지던시에 참여한 작가는 그리스 크레타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보낸 경험을 작품에 녹여 냈다. 그중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지중해의 짙고 깊은 바다. 망망대해에 배를 띄우고 누워 바다의 고요함과 광활함을 온몸으로 느낀 그는 자연의 ‘날 것’을 그대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바다 시리즈는 자연 그대로의 야성적인 면을 우아한 색채로 물들여 강렬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사람이 만드는 미술품보다 더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 기존의 작업과 달리 바다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고 소개했다.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호기심의 방’은 자신을 드러낸 공간이다. 수집광인 그는 해외 레지던시 기간 모은 조개와 수석, 엽서, 지도, 지구본 등 수백 점을 전시장으로 옮겼다. 또 전시 제목인 ‘안티키테라(고대 그리스인이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위해 발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초의 천문학 컴퓨터)’를 재해석한 작품과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그리스의 현재를 드러낸 작품을 통해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힌트도 준다. 작가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수집에 집착했던 행위가 결국 그것을 모으는 순간과 자연을 간직하고 싶었던 나인 것 같아 작업실을 통째로 옮겼다”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가 버거울 때 변하지 않는 자연과 우주에서 위로받았고, 그것이 그림 그리는 행위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내년 1월 4일까지 화~토 오전 11시~오후 6시, 일·월 휴무. (051)747-0715
2024-12-22
[국제신문]
아트소향 권순익 작가 개인전해외에서 주목받는 권순익 작가가 아트소향과 11년 만에 의미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권순익 작가의 ‘느낌-선’. 아트소향 제공>아트소향(해운대구 센텀중앙로)이 오는 30일까지 권순익 작가 개인전 ‘여기’를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작가와 갤러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자리다. 구상회화 작업을 해왔던 권 작가는 새로운 작품 세계를 모색하며 추상 작업에 몰두했고, 그 결과물을 가지고 연 첫 개인전이 2013년 아트소향의 개관전 ‘무아-無我’다. 추상 작가로 발을 내디딘 권 작가와 갤러리 문을 연 아트소향의 만남은 11년간 이어져 이번이 4번째 개인전이다.특히 이번 전시에는 권 작가의 추상 작업 시작인 ‘무아(無我)’부터 면과 색을 보여주는 ‘적·연(積·硏)’, 그리고 새로운 연작 ‘선’까지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찰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에 대해 갤러리 측은 석탄가루의 빛과 냇물에 비치는 윤슬을 표현한 점(무아)에서 출발해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색면(적·연)을 거쳐 자유로운 흐름을 나타내는 선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한 만큼 이번 개인전이 진정한 작가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권 작가는 한국 고유의 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종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라틴 아메리카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국립 현대미술관, 줄리아 현대미술관 등 해외 국·시립 미술관에서 초청받아 전시해 왔다. 싱가포르 아트 스테이지, 아트파리 상해 021 등 국제 아트페어에서 호평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아트소향 관계자는 “해외 아트페어와 갤러리에서 주목받으며 성장한 권 작가와 외연을 확장한 갤러리가 11년의 역량을 모아 보여주는 전시인 만큼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051)745-0715
2024-11-24